어릴 적 우리는 늘 같은 말을 들으며 자랐다.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한다.""성실하게 살면 언젠가 보상받는다.""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한때 이 말들은 희망이었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노력만 있다면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화 시대의 대한민국은 노력과 성실함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되던 사회였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이 말을 위로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오히려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이 현실을 모르는 사람의 조언처럼 들린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은 쉽지 않다. 어렵게 취업해도 집값은 월급보다 빠르게 오른다.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 아닌 포기가 되어가고 있다. 성실하게 일해도 미래가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어려운 시대다.
문제는 사람들이 게을러져서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산다. 자격증을 따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부업을 하고, 자기계발을 한다. 그런데도 삶은 점점 팍팍해진다.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늘어난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구조적 문제'라고 부른다. 개인의 능력이나 의지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 역시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노력은 중요하다. 다만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태도는 위험하다. 실패한 사람에게는 "더 노력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성공한 사람에게는 "노력해서 성공했다"고 말하는 사회는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우리는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열심히 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왜 열심히 해도 희망을 갖기 어려운가?"를 물어야 한다.
한 사회의 건강함은 성공한 사람의 숫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누군가에게 "열심히 살면 된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한다.
그 사람이 정말 노력하지 않아서 힘든 것인지, 아니면 아무리 노력해도 벽을 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인지를.
위로는 충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상대의 현실을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먼저 회복해야 할 것도 바로 그 공감의 힘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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