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1,500만 시대, 사람보다 동물이 더 행복한가

길을 걷다 보면 유모차를 타고 산책하는 강아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고급 수제 간식과 전용 호텔, 유치원, 수영장까지 등장했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수조 원대로 성장했고, 이제 반려동물은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구성원으로 대우받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다. 동물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씁쓸한 질문도 떠오른다.

"정작 사람은 행복한가?"

반려견 한 마리의 월 생활비가 수십만 원에 달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반면 청년들은 치솟는 집값과 취업난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독거노인은 끼니를 걱정하고, 청년들은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투잡을 뛴다. 아이를 키우는 것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부담이 적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동물에게서 위로받는다고 말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복잡하고 갈등이 따르지만 반려동물은 조건 없이 곁을 지켜준다는 것이다. 이는 반려동물 문화의 성장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가 마냥 자랑스러워할 일만은 아니다.

사람보다 동물이 더 사랑받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 사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집에 살고, 혼자 늙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반려동물은 가족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반려동물 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동물 병원은 늘어나지만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는 문을 닫고 있다. 펫 보험은 확대되지만 청년들의 미래는 불안하다. 이는 단순한 소비 트렌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물론 동물을 사랑하는 문화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문제는 동물을 사랑할수록 사람이 행복해지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이 외로울수록 동물에게 의지해야 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반려동물 1,500만 시대.

우리는 이제 반려동물의 행복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행복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청년이 미래를 꿈꾸고, 노인이 외롭지 않은 사회가 될 때 비로소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이 행복한 나라는 많다.

하지만 사람도 행복한 나라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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