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사치가 아니라 사회의 기반이다

예술은 사치가 아니라 사회의 기반이다

우리는 흔히 예술을 여유가 있을 때 즐기는 취미나 문화생활 정도로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줄어드는 예산도 문화와 예술 분야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예술은 언제나 사회의 가장 깊은 곳을 기록해 왔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일 수 있지만, 예술은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감정과 기억을 남긴다. 그림 한 점, 시 한 편, 노래 한 곡에는 그 시대의 기쁨과 상처, 희망과 절망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정작 예술가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고, 하나의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수개월에서 수년의 제작 기간이 필요하다. 공연 한 편 역시 수많은 연습과 시행착오 끝에 무대에 오른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의 시간은 대부분 경제적 가치로 인정받지 못한다.

사람들은 완성된 결과만 본다.

전시장을 찾고, 책을 읽고, 공연을 관람한다. 하지만 그 결과물 뒤에 존재하는 수많은 실패와 고민, 그리고 보이지 않는 노동은 쉽게 잊힌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은 창작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낮에는 다른 일을 하고 밤에는 작업을 이어가며, 작품보다 생활비를 먼저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창작에 몰두해야 할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시간을 쪼개야 하는 현실은 결국 사회 전체의 문화적 손실로 이어진다.

예술은 단순히 작품을 생산하는 산업이 아니다.

한 사회의 상상력을 키우고, 공동체의 정체성을 만들며, 미래 세대에게 기억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역사적 사건을 이해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문학과 영화, 미술 작품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만약 예술이 오직 시장 논리로만 평가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장 팔리는 작품만 남고, 새로운 시도와 실험은 사라질 것이다. 경제적 효율은 높아질 수 있지만 사회의 다양성과 창의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문화의 토양은 점점 메말라 갈 것이다.

그래서 공공의 문화예술 지원은 특정 개인을 위한 혜택이 아니다. 사회 전체가 함께 누릴 문화적 자산을 지키기 위한 투자에 가깝다. 도서관과 박물관, 공원이 공공재이듯 예술 역시 공동체가 함께 가꾸어야 할 사회적 자산이다.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고, 사회는 그 작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다.

경제적 가치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술이 살아있는 사회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회이며, 상상할 수 있는 사회이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다.

예술은 사치가 아니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장 오래된 언어 중 하나다. [사진=더블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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