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커버린 아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찾아온다.
매일 보던 얼굴이고, 매일 함께 밥을 먹고, 매일 같은 집에서 살아가는데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우리 아이가 벌써 이렇게 컸구나."
어릴 적에는 품에 안겨 잠들던 아이였다. 손을 잡고 길을 걷고, 같은 이야기를 수십 번 반복해도 깔깔 웃어주던 아이였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존재였고, 부모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부모보다 아이 편이다.
아이들은 자란다. 부모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조금씩 커지고, 어느 순간 친구가 더 좋아지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부모의 손을 놓고 자신의 길을 향해 걸어간다.
그래서 부모는 늘 뒤늦게 후회한다.
조금 더 안아줄 걸. 조금 더 놀아줄 걸. 조금 더 웃어줄 걸.
그때는 평범한 하루라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사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쩌면 사랑을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조금씩 독립해 가는 아이를 보며 부모는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함을 느낀다. 그것은 아이가 잘못 자라고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 잘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힘들다. 잠을 못 자고, 밥을 먹이다가 하루가 가고, 끝없는 질문에 답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모든 순간은 추억이 된다.
결국 부모가 그리워하는 것은 특별한 날이 아니다.
아이와 손을 잡고 걷던 저녁. 함께 누워 이야기를 나누던 밤. 별것 아닌 농담에 배를 잡고 웃던 순간.
행복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았다. 늘 우리 곁에 있었고, 우리는 그것을 지나고 나서야 행복이었다고 부른다.
오늘도 아이는 조금 더 자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부모는 사진 한 장을 보며 생각할 것이다.
"그때가 참 좋았구나."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다. 아이가 아직 곁에 있는 오늘, 사랑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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